(왼쪽부터)에리야 쭈타누깐, 모리야 쭈타누깐, 키라텍 아피반랏.
여자골프 세계랭킹 3위 에리야 쭈타누깐과 22위 모리야 쭈타누깐(태국) 자매가 마스터스에서 일일 캐디로 깜짝 변신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 개막을 하루 앞둔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 쭈타누깐 자매는 태국 선수로는 마스터스에 유일하게 출전한 키라텍 아피반랏과 함께 코스에 섰다.
이날 쭈타누깐 자매는 나란히 아피반랏의 캐디로 호흡을 맞추면서 파 3 콘테스트를 치렀다. 쭈타누깐 자매와 아피반랏은 어린 시절부터 절칠한 친분을 이어온 관계다.
쭈타누깐은 자매는 나란히 마스터스의 상징인 흰색 캐디복을 입고 등장했다. 언니 모리야가 아피반랏의 백을 멨고, 지난해 파3 콘테스트에서 아피반랏의 캐디로 나섰던 동생 에리야는 언니가 꺼내주는 클럽을 아피반랏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셋은 9번홀에서 나란히 티샷을 하면서 팬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마스터스의 또 다른 볼거리인 파3 콘테스트는 대회 개막 전날 개최된다. 정규 코스 옆에 마련된 9개의 파3 홀을 도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대회에 앞서 축제처럼 열리는 만큼 성적보다는 추억을 쌓기 위해 출전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캐디는 선수가 원하면 누구나 될 수 있다. 존 람(스페인)과 리키 파울러,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는 등은 애인이 함께 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전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는 지난해 결혼한 아내와 함께 출전했다. 제이슨 데이(호주)와 버바 왓슨(미국) 등은 아내는 물론 아이들까지 캐디로 대동해 가족 나들이를 방불케 했다.
한편 전 세계랭킹 1위인 에리야는 이날 기분 좋은 상도 받았다. 파3 콘테스트가 끝난 뒤 연례 행사로 열리는 미국골프기자협회(GWAA) 주관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에서 여자부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이날 파3 콘테스트 우승은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하는 맷 월리스(잉글랜드)가 차지했다. 월리스는 61세의 노장 샌디 라일(스코틀랜드)과 5언더파 공동 선두로 9홀을 마친 뒤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마스터스에선 파3 콘테스트 우승자가 그린재킷을 입은 적이 없어 올해는 그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