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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부상으로 시드잃고 신음했던 애니박,50경기 만에 정상

이지연 기자2018.06.11 오전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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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투어에 데뷔했지만 지난해 허리 부상으로 부진했던 애니 박. 부상의 터널에서 벗어나 50경기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재미 동포' 애니박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애니박은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 스탁턴 시뷰 호텔 앤드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6개로 8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16언더파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LPGA투어 50경기 출전 만에 거둔 첫 우승이다.

애니 박의 한국명은 박보선이다. 1995년 뉴욕주에서 태어난 애니 박은 8살 때 골프를 시작해 명문 USC(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에 골프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2013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하는 등 기대주로 활약하다 2015년 프로로 전향했다. 그리고 그해 LPGA 2부 투어인 시메투라 투어에서 3승을 기록, 상금랭킹 1위에 오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LPGA투어에 데뷔했다.

그러나 루키였던 2016년 시즌 톱 10 두 차례에 오르면서 상금랭킹 82위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지난해에는 허리 부상으로 17개 대회에서 10번이나 컷 탈락을 당하는 부진 끝에 상금랭킹 127위로 시드를 잃었다. 올 시즌 시드 카데고리 20(전해 상금랭킹 125~150위)에 해당돼 거의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던 그는 먼데이 퀄리파잉 등을 통해 4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역시 이렇다할 성적이 없었다.

그러나 애니 박은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아무도 예쌍하지 못했던 경기를 했다. 전반 3~5번 홀에서 3홀 연속 버디를 잡은 뒤 9번 홀(파5)에서 10m가 넘는 이글을 성공시켰다. 후반에도 3개 홀에서 긴 거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최종일에만 10언더파를 몰아친 요노미네 사쿠라(일본)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이 확정된 애니 박은 가족, 친구들의 축하를 받으며 눈물을 흘렸다.

LPGA투어 2시즌 동안 26만1096달러를 버는데 그쳤던 애니 박은 우승 상금으로 그동안 번 상금보다 많은 26만2500달러(약 2억8000만원)를 받았다. LPGA투어 시드 걱정도 날려버릴 수 있게 됐다.

애니 박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를 비롯해 한국계 선수가 LPGA투어에서 기록한 우승은 200승이 됐다. 1988년 스탠다드 레지스터 클래식(고 구옥희)에서 시작된 한국의 LPGA투어 도전 역사는 1988년 박세리의 미국 진출 이후 붐을 탔다. 그동안 한국 국적의 선수들은 LPGA투어에서 167승을 거뒀다. 리디아 고(뉴질랜드), 미셸 위(미국) 등 동포 선수들이 거둔 승수는 32승이었다. 부진과 부상 등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했던 애니 박은 200승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면서 마침내 자신의 골프에 꽃을 피울 수 있게 됐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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