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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탈환 눈앞 박인비, '제2의 전성기' 예고

김두용 기자2018.04.03 오후 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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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시절 퍼트감을 되찾아 가고 있는 박인비가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LPGA 제공]

‘골프 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가 메이저 우승을 아쉽게 놓쳤지만 세계랭킹 1위 탈환을 향해 성큼 달려가고 있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3일 발표한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평균 6.40점을 얻어 지난 주 9위에서 6계단 상승한 3위로 도약하며 세계랭킹을 끌어 올렸다. 2016년 8월 이후 20개월 만에 톱3에 복귀한 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 탈환도 사정권으로 들어왔다. 박인비는 2016년 리우올림픽 손가락 부상 회복에 집중하면서 세계랭킹이 떨어진 바 있다.

21주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펑샨샨(중국)의 평균 포인트는 7.02점이다. 박인비와 포인트 격차가 0.62점으로 좁혀졌다. 펑샨샨의 포인트는 계속 떨어지고 있는 반면 박인비는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포인트가 상승하고 있다. 이제 우승 한 번이면 뒤집을 수 있는 격차까지 추격했다. 92주간 세계랭킹 1위를 집권했던 박인비는 지난 2015년 10월 리디아 고(뉴질랜드)에게 1위 자리를 넘겨준 바 있다.

박인비는 에이스 면모를 되찾아가고 있다. 퍼터를 말렛형에서 블레이드형으로 바꾸면서 자신의 장기였던 ‘컴퓨터 퍼트’를 뽐내고 있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나흘 동안 107개 퍼트만 기록했다. 라운드당 30개를 넘어가는 날이 한 번도 없었다. 평균 퍼트 수는 26.75개에 불과할 정도로 빼어난 퍼트감이 빛났다. 특히 2타 뒤지고 있던 마지막 2홀에서 모두 버디를 낚아내는 등 과거 전성기 시절의 놀라운 집중력도 보여주며 ‘역시 박인비’라는 찬사를 자아냈다.

이제 전성기 시절처럼 박인비가 온그린 하면 한 번에 집어넣을 것 같은 공포감이 다시 생겼다. 퍼트감이 그만큼 올라왔다는 의미다. 박인비는 올해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08개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린 적중 시 퍼트 수는 퍼트를 얼마나 잘 하는지 보여주는 척도다. 1.708개는 전성기 시절보다 빼어난 수치다. 박인비는 2013년 1.73개, 2014년 1.75개로 이 부문에서 1위에 오른 바 있다.

다만 평균 퍼트 수는 29.19개(20위)로 전성기 시절보다 다소 높다. 2013년과 2014년에는 평균 퍼트 수 각 29.05개(5위), 29.04개(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평균 퍼트 수가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그린 적중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013년과 2014년 72~73%의 그린 적중률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그린 적중률이 78.47%까지 높아졌다. 그린에 공을 올리는 확률이 높아지면 퍼트 수는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린 주변에서 칩샷으로 핀에 붙이면 1퍼트 확률이 높지만 온그린에 성공하면 버디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2퍼트가 기본으로 계산된다.

박인비의 세계랭킹 1위 탈환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올 시즌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이미 시즌 첫 승을 챙겼고, ANA 인스퍼레이션 준우승도 수확했다. 꾸준히 우승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고, 최근 성적도 좋기 때문에 부상만 없다면 세계랭킹 포인트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세계 1위 펑샨샨의 경우 최근 3경기에서 30위-26위-25위로 톱10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하고 있다. 세계랭킹 포인트 산정 방식을 살펴보면 최근 13주 성적에 가산점이 붙는다.

또 박인비의 샷과 퍼트 모두 안정감이 돋보인다. 샷과 퍼트를 잘 하면 상위권 성적이 보장된다. 그리고 박인비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이고, 풍부한 경험 덕분에 경기 운영도 탁월하다. 지금처럼 견고한 플레이를 이어나간다면 박인비의 제2의 전성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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