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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해 딛고 준우승, 이미림의 따뜻한 겨울

이지연 기자2019.01.24 오전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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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열린 3라운드에서 지은희, 미국 배우 잭 와그너(가운데)와 기념 사진을 찍은 이미림. [사진 다이아몬드리조트 제공]

"지난해는 정말이지 골프를 그만두고 싶었어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6년차 이미림(29)에게 지난해는 지우고 싶은 기억이다.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투어에 데뷔한 그는 첫 해를 제외하고 해마다 1승씩을 거두며 3승을 거뒀다. 그러다 한국 투어에 만족하지 않고 2014년 시즌 미국 무대로 건너왔다. 한국 투어의 규모가 커진데다 이동 거리와 전장 등 만만치 않은 요소가 많아진 LPGA투어 도전에 선뜻 나서는 선수가 많지 않았던 시기였다.

다른 선수들이 좀처럼 엄두를 내지 못했던 길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이미림은 2014년 2승, 2017년 1승을 거두며 LPGA투어에서도 성공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두 차례 톱 10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미림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됐다. 뭔가가 실타래처럼 엉켜 풀리지 않는 기분이었다. '이러다가 은퇴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수도 없이 머리를 스쳤다"고 했다 .

문제는 흐트러진 셋업과 자신감이었다. 시즌을 마친 이미림은 곧장 올랜도로 날아왔다. 선뜻 집을 내어준 절친한 관계인 양희영과 한달 넘게 동고동락하면서 2019년 시즌을 독하게 준비했다. 양희영은 투어 내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히는 연습벌레다. 이미림은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정말 열심히 연습만 했다. 언니가 워낙 열심이었기 때문에 나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미림은 20일 플로리다주 올랜도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포시즌즈GC(파71)에서 막을 내린 2019 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리조트 토너먼트오브 챔피언스에서 준우승을 거뒀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우승자 지은희에게 2타 차로 밀렸지만 2017년 8월 캐나다여자오픈 준우승 이후 최고 성적이었다. 이미림은 "아직 샷이 흔들리는 부분도 있고 보완해야 할 것들이 남았지만 지금까지는 과정과 결과에 만족한다. 다음 대회까지 남은 3주 여의 시간 동안 다시 지난 한 달처럼 연습에 매달릴 것이다.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에는 2주 연속 쌀쌀한 날씨가 이어졌다. 한낮 기온도 13도 안팎인데다 바람이 강해 체감 온도는 이보다 더 낮았다. 그러나 연습 삼매경인 이미림의 겨울은 더운 열기로 가득했다.

올랜도=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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