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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오카, 5년 전 시작한 '점프 루틴'의 비밀

김두용 기자2018.06.26 오전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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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오카 나사는 5년 전부터 코치의 권유로 '점프 루틴'을 행하고 있다.


일본의 10대 천재 골퍼 하타오카 나사(19)가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미국 무대 첫 승을 장식하며 천재성을 입증했다.

하타오카는 25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21언더파 192타로 최저타 기록을 경신하며 우승했다. 2017년 LPGA 데뷔 후 정확히 32번째 경기 만에 우승컵을 차지했다. 첫 해 적응기를 거쳤지만 올해부터는 견고한 샷감으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신장 158cm의 단신이지만 평균 263야드의 장타를 날리는 하타오카의 스윙에는 단단함이 묻어난다. 아칸소 챔피언십에서는 평균 274.5야드의 장타를 바탕으로 코스를 정복했다. 하타오카의 특이한 루틴에도 눈길이 간다. 이른바 ‘점프 루틴’이다. 퍼트를 제외하고 스윙을 하기 전에 하타오카는 제 자리에서 점프를 수차례 한 뒤 어드레스에 들어가는 루틴을 취한다.

이런 특이한 루틴에 골프팬들도 호기심을 드러내고 있다. 팬들의 관심과는 달리 하타오카는 정작 자연스러운 동작이라고 말한다. 미국 미시건주 앤아버에서 하타오카를 만났을 때 ‘점프 루틴’에 대해 물어봤다. 하타오카는 “5년 전부터 이 루틴으로 스윙을 하고 있다. 코치가 권유해서 만들어진 루틴”이라고 설명했다.

그럼 ‘점프 루틴’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타오카는 “스윙을 할 때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경향이 있어서 힘을 빼기 위한 동작이다. 또 긴장을 풀고 몸을 편하게 만드려는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하타오카는 ‘점프 루틴’을 지금처럼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는 의사도 표시했다.

루틴은 ‘특정한 상황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행하는 동작’ 정도로 볼 수 있다. 일관된 샷을 위해 루틴은 매우 중요하다. 하타오카의 ‘점프 루틴’도 어깨 힘을 빼고 최고의 샷을 하기 위한 의식이자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의 ‘억지웃음 루틴’도 이와 비슷하다. 쭈타누깐은 퍼트에 앞서 살짝 미소를 지은 뒤 어드레스에 들어간다. 박인비와 손연재, 박태환의 멘털 코치로 잘 알려진 조수경 스포츠심리연구소 박사는 “미소가 루틴에 포함되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의도적인 행위”라고 분석했다.

하타오카는 최근 최고의 경기를 펼치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 우승과 준우승 한 번씩을 포함해 톱10에 5번이나 들 정도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LPGA 선수들 중에 가장 컨디션이 좋다고 볼 수 있다. 아칸소 챔피언십에서는 3라운드 동안 그린과 페어웨이를 각각 6번만 놓칠 정도로 정교한 샷감을 뽐냈다. 또 1라운드 14번 홀 보기 이후 40홀 연속 노보기 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하타오카가 첫 우승을 계기로 더욱 자신감 있는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여 한국 선수들의 무서운 대항마가 될 전망이다. 박인비, 김효주, 리디아 고(뉴질랜드), 렉시 톰슨(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 등이 10대 나이에 우승하며 LPGA투어를 호령하고 있다. 하타오카의 기량과 잠재력을 고려한다면 이들과 비슷한 길을 걸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세영은 하타오카에 대해 “루키 해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첫 해에는 위축돼 있는 경향이 짙었는데 올해는 주위에 아무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경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마이웨이’를 걷고 있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첫 해 문화와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많이 적응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은 하타오카의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메이저 대회에서도 우승 경쟁력을 드러낸다면 하타오카가 올해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하타오카는 지난 US오픈에서도 10위에 오르는 등 경쟁력을 보여준 바 있다.

하타오카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1, 2라운드에서 아디티 쇼크(인도), 브리타니 알토마레(미국)와 동반 라운드를 펼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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