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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전극 눈앞' 김효주, 연장 4홀 혈투 끝 석패

김두용 기자2018.06.04 오전 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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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가 4일 US여자오픈 연장전에서 아쉽게 에리야 쭈타누깐에 무릎을 꿇었다.

김효주가 연장 끝에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효주는 4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숄크릭 골프장에서 열린 US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낚으며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압박했다. 9홀을 끝낸 뒤 7타까지 타수가 벌어졌지만 김효주는 최종 11언더파로 쭈타누깐을 추격했다. 쭈타누깐이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적으면서 연장 승부에 들어가게 됐다. 쭈타누깐은 연장 네 번째 홀에서 파를 적으며 보기에 머문 김효주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쭈타누깐은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 2승을 수확했다. 2주 전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쭈타누깐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통산 9승을 획득하며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또 장타자 쭈타누깐은 이번 대회에서도 드라이버를 빼고 대회에 출전했다. 또 20년 만에 이뤄진 US여자오픈의 '한국-태국 연장 리턴 매치'에서 쭈타누깐은 승리를 거뒀다. 20년 전에는 박세리가 20홀 연장 끝에 태국의 제니 추아시리폰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

14번 홀(파4)에서 진행된 연장 첫 번째 홀에서 김효주가 먼저 기선을 제압했다. 둘은 나란히 온그린에 성공했다. 쭈타누깐이 김효주보다 더 가까이 샷을 붙였다. 이날 퍼트 수 25개로 절정의 퍼트감을 뽐냈던 김효주는 10m로 먼 거리였지만 과감하게 버디 퍼트를 했다. 퍼터를 떠난 공은 슬라이스 라인을 타고 홀 안으로 쏙 들어갔다. 버디를 확인한 김효주는 주먹을 불끈 쥐고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다. 김효주의 버디로 부담감이 커진 쭈타누깐은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쳤다.

18번 홀(파4)에서 이어진 연장 두 번째 홀에서 김효주가 위기를 맞았다.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파 세이브가 어려워졌다. 벙커 샷은 핀에서 7m 거리에 떨어졌다. 그린을 넘겼던 쭈타누깐은 칩샷을 1.5m 거리에 잘 붙였다. 김효주의 파 퍼트가 조금 짧았다. 짧았던 것을 직감한 김효주는 미소로 아쉬움을 표현했다. 표정은 여유로워 보였다. 쭈타누깐이 파 세이브를 해내며 2홀 합산 연장 승부는 이븐파로 동타가 됐다.

2홀 연장전에서 승부를 내지 못한 둘은 서든데스 연장전에 돌입했다. 다시 14번 홀로 갔다. 경기 막판 2번 아이언 샷이 흔들리기 시작했던 쭈타누깐은 다시 티샷을 왼쪽 러프로 보냈다. 김효주는 변함없이 페어웨이를 지켰다. 132야드를 남겨두고 시도한 쭈타누깐의 샷은 그린 왼쪽 벙커로 떨어졌다. 이어 샷을 했던 김효주는 온그린에 성공했다.

6m 거리에서 김효주가 시도한 버디 퍼트는 오른쪽으로 살짝 빠졌다. 벙커 샷을 핀 1m 옆에 잘 붙인 쭈타누깐은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18번 홀에서 진행된 네 번째 연장 홀에서 쭈타누깐의 티샷이 페어웨이를 지켰다. 김효주도 페어웨이를 지켰지만 체력이 떨어진 듯 보였다. 185야드 남겨두고 시도한 두 번째 샷이 그린 오른쪽 뒤편 벙커에 떨어졌다. 쭈타누깐의 샷도 그린 오른쪽 벙커에 떨어졌지만 김효주의 샷이 훨씬 힘들어보였다.

결국 김효주는 30야드 거리에서 시도한 벙커 샷이 조금 짧아서 핀까지 5m를 남겨뒀다. 반면 쭈타누깐은 환상적인 벙커 샷으로 핀 50cm 옆에 붙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효주의 파 퍼트가 홀을 빗겨나갔고, 쭈타누깐이 파 퍼트를 가볍게 넣으면서 숨 막히는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효주는 올 시즌 첫 톱10을 준우승으로 장식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2014년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이후 메이저 최고 성적표를 적었다. '홀로서기'를 선언하며 부모님 없이 혼자 투어 생활을 하고 있는 김효주는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 올리며 올 시즌 남은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박인비는 이날 버디 1개를 낚은 반면 보기를 4개나 적으며 3타를 잃었다. 합계 1언더파로 9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지현은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로 5타를 잃었지만 최종 이븐파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첫 날 깜짝 선두에 올랐던 ‘핫식스’ 이정은은 1오버파 공동 17위에 올랐다. 지은희와 고진영도 1오버파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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