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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여제'를 더 강하게 만드는 무기

김현지 기자2020.07.29 오후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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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롭의 신제품 젝시오엑스 드라이버, 아이언으로 골프 백을 채운 박인비 [사진 프리랜서 신중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20승을 거둔 '골프 여제' 박인비가 새로운 무기로 시험을 앞두고 있다. 던롭의 신제품 젝시오엑스 드라이버와 아이언으로 한층 더 강력해졌다.

2007년 LPGA투어에 데뷔한 박인비는 2012년 던롭과 용품 후원 계약을 맺으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뒤 한동안 우승이 없다가 2012년 에비앙 마스터스등에서 2승을 거두며 부활했다. 2013년 메이저 3승을 포함해 6승을 거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15년에는 4대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승 중 19승. 박인비와 던롭의 젝시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수식된다.

거리감과 컨트롤, 아이언 선택의 기준
박인비는 얼리 어답터(Early Adaptor) 스타일이다. 새로운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적극적으로 새 모델로 테스트하고 클럽을 바꾸는 편이다. 이전 클럽이 맞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던롭의 신제품 젝시오 엑스로 아이언을 바꿨다. 결과는 대성공.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중단되기 전까지 4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과 2위를 한 차례씩 했다. 2월 열린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나온 2년 여 만의 우승은 특유의 날카로운 아이언 샷에서 만들어졌다. 컴퓨터 같은 샷을 날리는 박인비는 클럽을 선택하는데 있어 나름의 주관이 있다. 아이언의 경우 비거리도 중요하지만 일관성을 더 중시한다. 큰 실수가 없는 클럽인 만큼 안정감과 편안함이 중요하다. 젝시오 엑스 아이언은 실수를 완화해주는 관용성 면에서 박인비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인비는 "7번 아이언을 잡았을 때 캐리(날아가는 거리)로 일관되게 155야드를 보내면서 오차 범위는 5야드 이내였다"고 설명했다.

젝시오엑스 아이언은 이전 모델인 젝시오 10에 비해 솔의 두께를 얇게 디자인하는 등 외관이 날렵해졌다. 가장 큰 특징은 반발 성능을 높인 '스피드 그루브(Speed Groove)'로 헤드 페이스 가장자리에 홈을 설계해 전체적인 반발력을 높임으로써 비거리를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젝시오 특유의 경쾌한 타구감을 낼 수 있는 연철 단조 소재도 적용됐다. 박인비는 "워낙 젝시오 아이언은 비거리가 많이 나는 편이다. 거리감, 정확도가 뒷받침돼 그동안 좋은 샷을 칠 수 있었다"며 "젝시오엑스 아이언은 전 모델에 비해 샷의 탄도가 높아져 오히려 더 스핀 조절을 하기가 편안해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비거리와 관용성 좋은 드라이버에 관심
박인비는 클럽에 예민한 편은 아니지만 스스로 필요로 하는 것은 정확하게 요구하는 편이다. 클럽 교체에 앞서 남편이자 코치인 남기협 프로와 상의하면서 클럽을 세심하게 테스트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중단된 이후 박인비는 드라이버 교체를 위한 테스트에 나섰다. 1년간 사용했던 젝시오10 대신 젝시오엑스 모델을 잡았다. 젝시오엑스 드라이버는 박인비가 이전까지 사용했던 모델과는 사뭇 다른 제품이다. 젝시오 10등 전작과 달리 평균 스윙 스피드 90마일(145km/h)이상의 힘 있는 골퍼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스윙 스피드가 빠른 파워풀한 남성 골퍼를 대상으로 한 모델인 만큼 머리부터 발끝까지 강렬하다. 젝시오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 없었던 파란색이 아닌 실버와 블랙이 매치된 외관부터가 강렬한 첫 인상을 준다. 박인비는 "자동차로 비유하면 풀 페이스 리프팅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모델"이라고 했다.

드라이버는 박인비에게 가장 큰 무기는 아니다. 박인비의 지난해 드라이브 샷 비거리는 247.3야드(145위)로 LPGA 투어 내 하위권에 속했다. 그러나 박인비는 골프 게임 전체로 볼 때 퍼터 다음으로 드라이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퍼팅이 스코어라면 드라이버는 세컨드 샷과 퍼팅을 위한 게임의 시작으로 매우 중요하다. 모든 게임의 시작인 클럽인 만큼 정확도와 비거라기 중요하다고 여겨 비거리가 더 잘 나가고 관용성이 좋은 드라이버를 찾는 데 관심이 많다. 평균 스윙 스피드 92마일(148km/h) 정도인 박인비에게 젝시오엑스 드라이버는 안성맞춤인 제품이다. 젝시오엑스는 초경량 카본 복합 소재가 솔 부위에 적용돼 헤드의 무게 비중을 줄이고 밸런스를 최적화한 제품으로 페이스 중앙 부문을 얇고 넓게 만들어 공이 스윗 스폿에 맞지 않더라도 관용성이 뛰어나다. 박인비는 관용성면에서 만족감을 표했다. 박인비는 "클럽 헤드가 너무 잘 따라 내려온다. 조금 빗맞은 샷에도 안정감이 느껴질 만큼 클럽을 자신 있게 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묵직한 타구감과 파워풀한 티샷에 만족
드로우(Draw : 공이 똑바로 날아가다가 끝에서 왼쪽으로 휘는 것) 구질인 박인비는 젝시오엑스를 잡은 뒤 구질이 달라졌다. 이전까지 드라이브 샷의 탄도가 높아 공이 페어웨이에 떨어진 뒤 구르는 런이 적었고, 비거리 면에서 손해를 봤다. 하지만 젝시오엑스 드라이버를 잡은 뒤 탄도가 낮아지면서 런이 증가해 비거리가 5~10야드 정도 늘어났다.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묵직한 타구감과 타구음이다. 박인비는 "타구감은 약간 더 둔탁해진 느낌인데 오히려 마음에 든다. 더 묵직하게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 같고 파워풀한 티샷을 치는 느낌"이라며 "원래 '쨍'하는 소리를 안 좋아하는데, 젝시오엑스의 경쾌하면서도 묵직한 소리는 마음에 든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투어의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면서 본의 아니게 긴 테스트 기간을 갖게 된 박인비는 그만큼 신중히 클럽을 살펴보고 있다. 그 어떤 클럽보다 드라이버를 중요시하는 만큼 완벽한 테스트와 적응 과정을 밟고 있다.

박인비는 "더 강력해 보이는 외관만큼이나 강한 스윙을 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젝시오이지만 모델도, 타구감도, 완전히 바뀐 새로운 젝시오를 접한 기분"이라고 했다.

김현지 기자= kim.hyeonji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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