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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여자오픈 챔피언 이정은 "이러려고 골프를 했나 싶었다"

이지연 기자2019.09.04 오후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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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이 크레이그 아니스 USGA 디렉터(오른쪽)과 함께 US여자오픈 진품 트로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고 난 뒤 골프가 너무 좋아졌어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데뷔 첫해에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핫식스' 이정은(23·대방건설)이 금의환향했다. 이정은은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US여자오픈 우승 축하 행사에 참석해 환희와 기쁨이 교차했던 2019년 시즌을 돌아봤다.

이정은은 "한국에서 6관왕을 하는 등 정상의 자리까지 올랐지만, 그때는 골프때문에 힘들었다. 골프를 어느 정도 하고 빨리 그만두자는 생각을 했다"며 "그러나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하면서 '내가 이러려고 골프를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골프가 너무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US여자오픈 주관사인 미국골프협회(USGA)가 올 시즌 우승자인 이정은과 함께 해외 트로피투어를 기획하면서 성사됐다. US여자오픈 진품 트로피가 미국 밖에서 공개된 것은 최초다. US여자오픈의 원본 트로피는 평상시 미국 뉴저지주에 위치한 USGA 박물관에 전시되며, 우승자는 1년만 보관할 수 있다.

순은으로 제작된 트로피에는 '2019 JEONGEUN LEE6'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6(Six)'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서 동명이인 선수를 구분하기 위 입회 순서대로 이름 뒤에 붙인 숫자로, 지금은 LPGA 투어에서도 이정은을 상징하는 숫자로 통한다. 이정은은 "멋있는 트로피를 들고 한국에 와서 행복하다"고 웃었다.

영상을 통해 3개월 전 우승 장면을 돌아본 이정은은 "아직도 감동이 남아 있다. 내가 봐도 내 모습이 멋있었던 것 같다"며 "한국에서는 우승해도 그 느낌을 만끽하지 못했는데, 큰 대회에서 우승하니까 초등학교 때부터 골프를 했던 기억들이 생생하게 났다. 신인으로서 큰 대회에서 우승해서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눈물까지 글썽였다.

이정은은 US여자오픈 우승으로 단일 대회 최초로 우승 상금 100만달러를 받으면서 올 시즌 상금랭킹 2위(188만5295달러)에 올라 있다. 세계랭킹은 고진영(1위)-박성현(2위)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로 높은 4위다. 이정은은 "US여자오픈 전에는 US여자오픈같은 큰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을지 내 자신을 의심하고 걱정했다. 하지만 신인 시즌에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아직 4~5개의 대회를 남긴 이정은의 다음 목표는 시즌 2승 그리고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다. 이정은은 "이왕이면 아시안 스윙에서 우승하면 좋을 것 같다. 특히 한국 팬들이 많은 부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출전에 대한 열망도 드러냈다. 이정은은 "올해 초에는 올림픽까지는 바라보지 않았는데,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올라가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프랑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한 이후 스위스에 있는 올림픽 박물관에 갔는데 선수로서 올림픽 무대를 밟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사실상 올 시즌 신인상의 주인공으로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는 이정은은 "잘 마무리해서 시상식 때 영어로 거창한 소감을 밝히기 위해 열심히 영어 회화 공부 중"이라고 웃었다. 이정은의 LPGA 투어 신인왕 포인트는 1217점으로 488점의 2위 크리스틴 길먼(미국)에 2.5배 차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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