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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해저드에서 갈린 유소연과 박성현의 운명

이지연 기자2018.07.02 오전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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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왼쪽)과 박성현. 둘의 운명은 16번 홀과 17번 홀의 워터 해저드에서 갈렸다. 박성현이 연장 접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켐퍼 레이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3라운드까지 3타 차 선두에 오른 유소연과 4타 차 3위였던 박성현은 챔피언 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다. 최종 라운드는 코스에 불어닥친 강한 바람처럼 우승을 향한 순위 경쟁이 요동쳤다. 이날 경기는 악천후 예보로 예정 시간보다 2시간 반 정도 당겨진 시간에 2인1조가 아닌 3인 1조로 시작됐다.

유소연은 2번 홀(파4)부터 더블보기를 범하며 출발이 불안했다. 그러나 이후 11번 홀까지 버디 3개로 초반의 실수를 만회하고 1타를 줄였다. 유소연은 이후 16번 홀까지 버디와 보기를 1개씩 더하면서 타수를 지켰다.

3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이는데 그쳤던 박성현은 최종일에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박성현은 이날 16번 홀까지 버디만 3개를 잡아 3타를 줄였다.

둘의 운명은 워터 해저드에서 갈렸다. 16번 홀(파4)에서 박성현의 두 번째 샷은 강풍의 영향으로 그린 위에 올라가지 못하고 그린 앞쪽의 워터 해저드 라인보다 훨씬 뒤쪽의 깊은 러프에 떨어졌다. 라이가 좋지 않아 자칫 더블보기 이상이 나올 수 있었던 위기 상황이었다. 박성현은 이 상황에서 높게 띄워치는 로브 샷을 시도했고, 이 샷이 홀 1m 안쪽에 붙으면서 파를 기록해 10언더파를 유지했다.

유소연은 바로 다음 홀인 17번 홀(파3)에서 뼈아픈 실수를 했다. 티샷이 해저드에 빠졌고, 3온 2퍼트로 더블보기가 나왔다.

박성현에게 동타를 허용한 유소연은 이날만 8타를 줄인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함께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서는 유소연이 먼저 6m 버디를 성공시켜 기선을 잡았으나 박성현이 3m 버디로 응수했다.

16번 홀에서 이어진 연장 두 번째 홀. 티샷에 이어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10여 분 정도 경기가 중단됐다. 그리고 속개된 연장전 승부에서 유소연은 파를, 박성현은 2.5m 버디를 기록하며 길고 길었던 승부가 마무리됐다.

올 시즌 1승을 거뒀지만 기복 있는 시즌을 보내면서 마음고생을 했던 박성현은 우승이 확정된 뒤 눈물을 보였다. 그는 "노보기 플레이를 펼친 것이 너무 기쁘다. 지난해 US여자오픈을 생각하면서 경기했다"고 기뻐했다.

연장 끝에 패한 유소연은 "2번 홀과 17번 홀 플레이를 제외하고는 완벽한 플레이였다. 바람이 강했고 힘든 하루였는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펼쳤다"며 "경기에 오르막내리막이 있고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속으로 '충분히 했으니 계속 가자'는 기도를 하면서 경기했다. 이번은 내 차례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경기 뒤 박성현에게 다가가 안아주면서 축하 인사를 건넸다. 현지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도 "박성현의 플레이는 대단했다. 우승을 축하한다"는 말을 잊지 않는 아름다운 패자의 모습을 보였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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