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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의 바로미터 ‘톱10 퀸’ 훈장

기자2018.06.19 오후 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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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LPGA 톱10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린 전설들. 카리 웹, 안니카 소렌스탐, 박세리, 로레나 오초아(위부터 시계 방향).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 리더스 톱10(Leaders Top10s)이라는 흥미로운 레이스가 신설됐다. 꾸준함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초대 ‘톱10 퀸’은 누가 될까?

골프는 팀 경기가 아닌 개인 경기라 우수한 성적의 기준이 저마다 다르다. 매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선수는 1명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우승자를 제외한 모두를 패자라 할 순 없다. 골프 종목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A학점은 톱10 기록이다. LPGA의 선수 페이지에도 우승 기록과 함께 톱10 횟수를 핵심적으로 보여준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도 각 대회 1위부터 10위까지 부여되기 때문에 10위 내에 꾸준히 든다면 올해의 선수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을 수 있다.

톱10의 가치를 더해주는 ‘리더스 톱10’ 레이스가 올해 신설됐다. 기존의 레이스 투 CME 글로브처럼 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톱10 레이스를 벌여 가장 많은 톱10을 기록한 선수에게 훈장을 주게 된다. ‘톱10 퀸’에게는 10만 달러의 상금이 수여된다. ‘톱10 퀸’이라는 명예와 함께 1억원이 넘는 보너스를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여제 소렌스탐, 2004년 89% 경이적인 톱10 피니시율
역대 성적을 들여다보면 특급 스타들이 대체로 LPGA투어에서 톱10을 가장 많이 기록했다. 출중한 기량으로 우승 경쟁을 많이 했다는 의미다.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과 ‘살아 있는 전설’ 카리 웹이 가장 많은 톱10을 기록했다. LPGA투어는 1992년부터 기록을 세부 항목별로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소렌스탐과 웹의 톱10 기록은 나란히 207회를 찍었다. 웹은 2018년에도 1경기에 출전하는 등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기 때문에 역대 ‘톱10 퀸’에 오를 확률이 매우 높다. LPGA투어 통산 72승을 거둔 소렌스탐의 역대 톱10 피니시율은 68.3%에 달한다.

303경기에 출전해 207회의 톱10을 기록했다. 72번의 우승 외에 톱10을 135회나 더 기록했다는 의미다. 특히 소렌스탐은 2004년 시즌 18경기에 출전해 톱10 16회(우승 8회 포함)에 들면서 톱10 피니시율 89%를 기록했다. LPGA투어에서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경이적인 톱10 피니시율이다.

이 외에도 소렌스탐은 LPGA투어에서 유일하게 2001년과 2002년에 2년 연속으로 20회 이상의 톱10을 작성했다. 이 기록 역시 앞으로 달성되기 힘든 대기록이다. 소렌스탐은 2001년 26개 대회에 출전해 컷 통과 100%를 기록했고, 톱10 20회를 기록했다. 2002년에도 23개 대회에 출전해 톱10 20회를 연속으로 달성했다. 2002년 톱10 피니시율도 87%에 달한다. 또 소렌스탐은 1995년부터 2006년까지 12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톱10이란 금자탑을 쌓았다.

웹은 2017년까지 471경기에 출전해 207번의 톱10을 기록했다. 톱10 피니시율 43.9%다. 200경기 이상 출전 선수 중 톱10 피니시율이 60% 이상인 스타는 소렌스탐과 웹 2명뿐이다. 특히 웹은 1999년에 소렌스탐을 능가하는 기록을 세웠다. 25개 대회에 출전해 22번이나 톱10에 들었다. 22회는 한 해 최다 톱10 기록이다. 또 웹은 메이저 대회에서도 소렌스탐보다 5번이나 많은 톱10을 작성했다. 웹은 36번, 소렌스탐이 31번의 메이저 대회 톱10 기록을 남겼다. 웹은 1999년 US여자오픈부터 2001년 US여자오픈까지 9개 대회 연속 메이저 톱10을 기록했다.

은퇴한 전 세계 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도 한 해 20회 이상의 톱10을 기록했다. 2007년 25개 대회에서 21번이나 톱10에 들었다. 2006년에도 톱10 21회를 기록하는 등 놀라운 경쟁력을 뽐냈다. 2003년 데뷔해 2010년 이른 은퇴를 선언한 오초아는 2012년 1경기에 출전했다. 통산 174경기에서 109번 톱10에 들며 톱10 피니시율 62.6%를 찍었다. 그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톱10을 달성하기도 했다. 마흔한 살의 크리스티 커는 2017년까지 501경기에 출전해 174회의 톱10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까지 왕성한 활약을 펼치고 있어 소렌스탐과 웹의 기록을 넘볼 수 있는 후보로 꼽힌다. 커는 2006년 26개 대회에서 모두 컷 통과했고, 톱10에 19번이나 드는 등 꾸준함을 보여줬다. 올해 기아 클래식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저력을 뽐내고 있다.


6년 연속 두 자릿수 톱10 행진을 벌이고 있는 유소연(왼쪽)과 톱10 퀸 타이틀은 있지만 우승은 한 번도 하지 못한 김송희.


역대 ‘톱10 퀸’ 한국 출신 5명, 유소연 2회 최다

한국 자매 중에는 박세리가 최다 톱10을 기록하고 있다. 박세리는 통산 365경기에 출전해 톱10, 123회를 작성했다. 박세리를 제외하고 100번 이상 톱10을 기록한 한국 선수는 김미현(103회)이 유일하다. 박세리는 2003년 20번 이상 톱10에 오르는 무시무시한 페이스를 보여줬다. 당시 26개 대회에 출전해 25번 컷 통과, 톱10 20회를 찍었다. 톱10 피니시율이 77%나 됐다.

박세리는 2003년 최다 톱10 부문1위에 올랐다. 당시 라이벌인 소렌스탐과 웹을 모두 제치고 ‘톱10 퀸’이 됐기 때문에 더욱 값졌다. 박세리를 포함해 ‘톱10 퀸’ 자리에 오른 한국 선수는 모두 5명. 유소연이 유일하게 두 차례 1위 자리에 올랐고, 장정과 최나연, 김송희도 한 번씩 기록했다.

‘작은 거인’ 장정은 2005년 소렌스탐과 함께 가장 많은 A학점을 받았다. 27경기 출전해 톱10 15회를 기록하며, 그해 최다 톱10의 영예를 안았다. 소렌스탐은 20경기에 출전해 15번 톱10에 들었다. LPGA투어 통산 2승을 거둔 장정은 총 71번의 톱10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최나연과 김송희가 톱10 최다 부문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둘은 나란히 15회의 톱10을 달성했다. 3위에 오른 선수도 톱10 14회를 기록한 신지애였다.

유소연은 LPGA투어 첫해인 2012년에 톱10 16회를 기록하며 스테이시 루이스와 함께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그리고 2017년에도 12번 톱10에 들어 펑샨샨과 함께 최다 톱10 1위를 차지했다. LPGA 5승을 챙기고 있는 유소연은 우승에 비해 톱10 횟수가 많은 선수 중 한 명이다. 2012년 데뷔 후부터 6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톱10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역대 한국 선수 중 최장기간 두 자릿수 연속 톱10 기록 행진이다. 유소연은 2017년까지 155경기에 출전해 75회로 톱10 피니시율 48.4%를 기록하고 있다. 거의 50%에 육박한다.

최근 페이스를 봤을 때 유소연과 톱10 피니시율을 비교할 수 있는 현역 선수는 리디아 고 정도다. ‘기록 제조기’ 리디아 고는 2017년까지 116경기에서 톱10 64회를 기록했다. 톱10 피니시율이 55.2%에 달한다.

LPGA TOP10'S BEST 5

1위 안니카 소렌스탐
톱10 207회/톱10 피니시율 68.3%/우승 72회

2위 캐리 웹
톱10 207회/톱10 피니시율 43.9%/우승 41회

3위 크리스티 커
톱10 174회/톱10 피니시율 34.7%/우승 20회

4위 박세리
톱10 123회/톱10 피니시율 33.7%/우승 25회

5위 로레나 오초아
톱10 109회/톱10 피니시율 62.6%/우승 27회

*1992년부터 LPGA투어 톱10 기록 데이터화, 2017년까지 기준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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