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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승 박인비, 위시리스트 이루고 US오픈 겨냥

김두용 기자2018.05.20 오후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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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가 20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김아림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KLPGA 제공]

최다 홀차 우승 신기록에 국내 무대 첫 우승까지. 박인비가 ‘골프 여제’의 면모를 뽐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20일 강원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아림을 1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008년 KLPGA투어를 뛴 뒤 20번째 경기 만에 수확한 우승컵이다. 그 동안 준우승만 6번 하는 등 국내 투어 우승과 인연이 없었지만 마침내 국내 팬들 앞에서도 ‘골프 여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18번 홀에서 1m 거리의 파 퍼트를 집어넣은 뒤에야 박인비는 우승을 확정지었다. 5일간 혈투를 벌였던 박인비는 우승이 결정되자 주먹을 불끈 쥔 뒤 하늘의 바라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만큼 간절했고, 긴장했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포커페이스’ 박인비의 우승 세리머니는 크지 않은 편인데 이날 감정이 그대로 전달됐다. 박인비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결승까지 진출하고도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말끔히 해소했다.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메이저 7승을 포함해 총 19승을 수확하며 세계무대를 누볐다. 27세의 나이에 최연소 LPGA 명예의 전당 입회에 성공했다. 또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이어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골든슬램을 달성하며 맹위를 떨쳤다. 올해도 LPGA투어 우승을 추가하는 등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전성기 시절 기량을 뽐내며 한국여자골프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 동안 국내 투어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박인비는 제대로 한풀이를 했다. 조별리그를 3승으로 통과한 그는 19일 8강전에서 박채윤을 상대로 9홀 차 대승을 거뒀다. 9홀 차 승리는 KLPGA 최다 홀차 승리 신기록이었다. 최근 다시 퍼터를 바꾼 박인비는 장기인 컴퓨터 퍼트와 정교한 아이언 샷을 바탕으로 놀라운 경기력을 뽐냈다.

박인비는 20일 4강전에서 최은우를 3홀 차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 상대는 장타자 김아림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박인비가 앞섰지만 팽팽한 승부의 흐름이 이어졌다. 엎치락뒤치락하며 12번 홀까지 승부 균형이 이어졌다. 박인비가 13번 홀에서 7m 버디를 낚아 1홀 차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15번 홀에서 그린을 놓친 김아림이 4m 파 퍼트를 놓치면서 2홀 차로 간격을 벌렸다.

승기를 잡았지만 16번 홀에서 첫 보기를 범하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박인비는 그린을 놓친 박인비 3m 파 퍼트마저 놓치며 이날 첫 보기를 적었다. 1홀 차 숨 막히는 승부에서 박인비는 안전하게 파 세이브를 해냈고, 마지막 홀에서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인비는 “마지막 경기는 정말 힘들었다. ‘우승은 역시 쉽게 오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순간에 긴장을 했는데 그래도 해낼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보기 상황에 대해 “전반에 특별히 긴장하진 않았다. 하지만 16번 홀에서 우승 생각을 해서인지 긴장되면서 첫 보기가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위시리스트인 국내 투어 첫 승 달성에 성공한 박인비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31일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우승을 겨냥하게 됐다. 박인비는 국내에서 휴식 등을 통해 컨디션을 조율을 마친 뒤 26일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다.

한편 박인비는 우승 부상을 받은 굴삭기는 할아버지 회사에 건네기로 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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