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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rst Anniversary⑤ 박성현 ‘노랑 머리 새내기’ 시절 분투기

이지연 기자2018.04.26 오전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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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LPGA Star’s The Moment To Remember '오늘의 그녀를 만든 그때 그 순간' [사진 신중혁]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국 선수들. 그중에서도 올 시즌 특히 주목 받는 8명의 선수를 이 만났다. 오늘의 그들을 만든 ‘모멘텀’은 무엇이었을까. 이들의 가장 가까운 측근에게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자세히 들어봤다.

▶‘미완의 대기’였던 ‘남달라’ 퍼터 바꾸고 1부 첫 승… 성공 분수령
박성현 국내 무대 ‘노랑 머리 새내기’ 시절의 분투기

박성현은 주니어 시절부터 장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프로 무대 1부 투어 첫 우승의 영광은 퍼터를 바꾸면서 일어났다. 박성현이 ‘오빠’라고 부르며 프로 초창기부터 친하게 지내온 핑골프의 선수 담당자 조승진 과장이 털어놓은 흥미로운 반전 스토리다.

박성현은 2013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2부 드림 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후 다음 해에 1부 투어에 진출했다. 첫 시즌 인상은 강렬했다. 노란색 단발머리 스타일로 당시 여자 골퍼로선 외양이 파격적이었다. 박성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센 언니’로 착각할 정도였다. 조 과장 역시 “노란색으로 염색도 하고 처음에는 깜짝 놀랄 만한 비주얼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박성현은 1부 투어 첫 해 드라이브 샷의 정확도가 떨어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박성현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74.17%로 93위였다. 장기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지만 조 과장은 드라이버보다 퍼팅을 더 큰 문제로 진단했다. 그는 “샷은 거의 완성된 선수였고, 어프로치 샷도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퍼팅이었다. 퍼팅이 잘 되지 않아 다양한 퍼터를 시도했다. 말렛형 퍼터로 바꾸면서 퍼팅에 대한 자신감과 경기력이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박성현은 2014년 KLPGA투어 24개 대회에 출전해 10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다. 상금 순위 3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5년 말렛형 퍼터로 바꾸고 나서 성적이 향상됐다. 조 과장은 “성현이는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퍼팅을 할 때 백스윙이 급격히 올라오는 경향이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이 연구하고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 6월 한국여자오픈을 앞두고 조 과장은 말렛형 퍼터의 샤프트 벤딩을 다시 해줬다. 그는 “퍼터가 닫혀 맞는 경향이 짙어서 밸런스에 맞게 벤딩을 다시 해줬다. 바뀐 퍼터를 들고 한국여자오픈에서 바로 우승을 차지했다. 1부 투어 첫 우승으로 멘탈이 성숙해졌고, 퍼터에 대한 자신감도 상승했다”고 해석했다.

이후 말렛형에서 일자형 퍼터로 바꿨지만 박성현은 퍼팅 스트로크에 대한 강한 믿음이 생겨 큰 영향을 받진 않았다. 자신만의 퍼팅 스트로크 리듬을 찾은 것이다. 박성현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만큼 발전 가능성도 높았다. 조 과장은 “새로운 클럽이 나오면 곧바로 테스트를 하고 실전에서도 가장 빨리 사용하는 선수다. 전문가에게 설명을 상세히 듣고 많이 고민하는 유형이라 피팅 지식도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박성현은 새 제품을 두려워하지 않는 얼리어답터라서 재미있는 일화도 많다. 조 과장은 “2015년 한국여자오픈 연습 라운드에서 신제품 아이언을 테스트하고선 곧바로 사용했다. 그 아이언으로 우승을 해서 놀랐다. 론칭 전 클럽으로 우승을 해서 용품사 입장에서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웃었다.

박성현은 해박한 만큼 스타일이 확고하다. 한때 입스에 가까운 드라이브 샷 난조로 고생했지만 장타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조 과장은 “성현이가 지금의 스윙이 전혀 무리가 없다’고 말했고, 나이가 들면 바꿀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은 자신의 스윙이 맞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현은 2017년 LPGA투어 진출 초반에 외국인 코치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서 스윙을 분석하고 바꿔 나가고 있다. 조 과장은 “본인의 스타일이 확고하기 때문에 조언은 듣지만 결정은 직접 한다. 구질이나 샷은 사진이나 스윙 동영상 등을 보면서 스스로 판단하는 유형”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에게 보수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끊임없이 연구하는 자세가 박성현 골프의 진정한 원동력이다.

도움말 조승진(핑골프 선수 담당)

⑥편에서 계속됩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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