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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5개월 만에 최저타 박인비 "18번홀 버디 큰 의미"

김두용 기자2018.03.18 오전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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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가 18일 LPGA투어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 3라운드에서 나온 18번 홀 버디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박인비의 ‘컴퓨터 퍼트’는 동료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박인비의 퍼트가 들어가는 날에는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다”는 말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다.

‘골프 여제’ 박인비가 2013년과 2014년 전성기 시절의 퍼트감을 뽐내며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박인비는 18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투어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 3라운드에서 무려 9타를 줄이며 14언더파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경이로운 퍼트감을 뽐낸 박인비는 2014년 10월 타이완 챔피언십 2라운드 10언더파 62타 이후 3년 5개월 만에 본인의 최저타 기록을 작성했다.

선두로 경기를 마친 박인비는 “전반에 퍼트가 잘 떨어졌다. 후반 들어 퍼트가 전반만큼 잘 떨어지지 않고 조금씩 벗어났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라운드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박인비의 퍼트 수는 27개였다. 그린을 한 번만 놓치고도 퍼트 수가 27개로 적었다. 2라운드에서 3퍼트 2개가 나오는 등 영점 조정이 잘 되지 않았던 모습과는 180도 다른 결과물을 냈다. 이번 대회에서 박인비는 퍼터를 바꿔 출전하고 있다.

전반에 29타의 페이스라면 ‘꿈의 59타’도 가능했다. “이런 ‘매직 넘버’를 고려했느냐”는 질문에 “후반 들어 퍼트가 잘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고 경기에 집중했다”고 답했다. 전반의 좋은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지 못했던 건 역시 퍼트의 차이였다. 13번과 14번 홀을 포함해 버디 퍼트가 조금씩 홀을 빗겨나가면서 더 많은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박인비는 “전반과 후반의 분위기가 달랐지만 전반적으로 샷은 견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지막 18번 홀 버디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박인비는 “2라운드 17번, 18번 홀에서 보기를 적어 ‘이번 대회도 잘 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날 18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고 미소를 보였다. 박인비는 1~2라운드 18번 홀에서 모두 보기를 적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린 양 옆에 깊은 벙커가 도사리고 있는 18번 홀은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에서 가장 어려운 홀로 꼽힌다.

박인비는 LPGA투어 통산 19승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전성기 시절에 보여줬던 절묘한 퍼트감으로 코스를 요리하고 있기 때문에 우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인비는 2017년 시즌 두 번째 출전 경기였던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도 두 번째로 나서고 있는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 기회를 잡고 있어 더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시즌 연습보다는 일상적인 삶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던 박인비는 변함없이 여제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전훈 기간이 예전에 비해 짧았지만 빠르게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며 우승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박인비는 "일상에서 돌아오자마자 여기가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 같은 날이 내가 골프를 치는 이유"라고 뿌듯함을 표현했다.

‘언니’ 박인비가 초반부터 우승 레이스를 펼친다면 한국 자매의 시즌 최다승 도전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인비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당연히 매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할 것이다. 어떤 메이저든 메이저 우승을 추가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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