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대기록 도전의 암초 17, 18번홀

김두용 기자2014.08.18 오전 9:47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역대 최연소 메이저 우승을 노렸던 리디아 고는 마지막 2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골프파일]

역대 최연소 메이저 우승과 ‘아메리칸 슬램’ 도전 꿈이 마지막 17, 18번홀에서 좌절됐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 인근 먼로 골프장(파72·6717야드)에서 열린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는 대기록 도전이 관심을 끌었다.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146년 만에 남녀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을 겨냥했다. 17세3개월24일인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1868년 디 오픈에서 17세5개월8일의 나이로 우승한 톰 모리스 주니어(스코틀랜드)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6언더파로 선두에 3타 차 뒤진 채 출발한 리디아 고는 무서운 추격전을 벌였다. 15번홀까지 버디 6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이며 10언더파까지 올라서며 선두를 2타 차로 압박했다. 어려운 파4인 17, 18번홀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2홀을 잘 마무리하면 역전 우승도 바라볼 만했다.

하지만 17번홀(415야드)와 18번홀(422야드) 공략에 실패하면서 우승 꿈이 사라졌다. 리디아 고는 이 두 홀에서 거리 맞추기에 실패해 그린을 놓쳤다. 그리고 이 두 홀에서는 좋았던 퍼트감도 이어지지 않았다. 17번홀 보기로 우승권에서 멀어진 리디아 고는 그린이 딱딱해 공략이 쉽지 않은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적어 8언더파 단독 3위에 만족해야 했다. 만약 박인비처럼 2홀에서 1타만 줄였어도 충분히 연장 승부를 벌일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 17, 18번 홀에서 버디 1개, 보기 3개를 기록했다.

장타자 린시컴은 파5 홀을 잘 공략했지만 17, 18번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16번홀까지 2타 차 선두를 유지하며 ‘아메리칸 슬램’을 향해 순항했다. 그러나 17번홀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가면서 달아날 기회를 놓친 린시컴은 18번홀에서 3퍼트를 하면서 연장 승부를 헌납해야 했다. 그리고 18번홀에서 열린 연장 첫 홀 승부에서도 드라이브 샷을 멀리 보내고도 딱딱한 그린에 공을 잘 세우지 못해 장타의 이점을 살릴 수 없었다.

린시컴은 이번 대회 파5 16개 홀에서 무려 13타를 줄이며 장타의 위력을 발휘했다. 린시컴은 드라이브 샷 거리 276.75야드를 찍었다. 277.63야드의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만이 린시컴보다 멀리 보냈다. 그러나 17, 18번홀에서는 장타가 이점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린시컴은 이번 대회 17, 18번홀에서 단 한 개의 버디도 뽑지 못했고, 보기 1개만 적었다. 17, 18번홀을 잘 요리하지 못하면서 1992년 이후 22년 만에 겨냥했던 미국의 '아메리칸 슬램' 꿈도 수포로 돌아갔다.

반면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KB금융그룹)는 3, 4라운드 17, 18번홀에서 버디 2개를 낚으며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인비는 “17번과 18번홀에서 퍼트를 성공한 게 우승의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관련기사